Unpredictable Route/NISSI

비핵화시대의 한반도, 소프트파워의 전장이 된다

WonLab 2018. 3. 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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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렵게 만든 핵을 포기하겠다고 하는 것인가. 이상 인민을 이렇게 가난하고 비참하게 내버려 없고, 미국이 적어도 수십 자신의 권력을 빼앗을 없다는 계산에 나선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은 체제 수호 차원에선 핵무력 완성에 고무된 나머지 섣불리 판단한 것일수도 있다. 


김정일은 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오랜 기간을 두고 자신의 삼촌부터, 김성애의 아들 김평일까지, 수많은 라이벌들을 물리쳐야 했다.  70년대부터 시작해서, 80년대부터 서서히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지도자 수업 기간이 짧았다. 말은 자신의 정치적 세력을 공고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포함해 대대적인 숙청이 필요했던 이유는 결국 정치적 기반이 약했기 때문이었다고 해석할 있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권력을 승계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정은은 핵무력 완성으로 한껏 고무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의 비핵화 제안은 권력유지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런 자신감은 오히려 체제 유지에 균열을 가능성이 크다. 먼저, 북한은 핵으로 강력한 하드파워를 구축했으나 소프트 파워 면에서는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서 적응해온데다, 전세계적인 한류를 일으키는 남한에 과연 상대할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남한과 문화, 스포츠 등의 교류가 확대될수록 소프트 파워 차원에서 남한의 대북 영향력은 북한의 대남영향력을 압도할 있을 거라 가정할 있다. 


남한의 문화와 민주주의의 가치가 북한에 전파되면 될수록, 북한의 소프트파워가 남한에 압도 될수록, 북한 노동당의 여론 통제가 어렵게 된다. 유일당 체제와 독재 타도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빗발칠 있다. 최근 있었던 북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같은 1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김정은과 북한 노동당의 체제 유지에 대해 안심시켰을지 모르지만, 북한 여론은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잠재우기 어려운 성격의 것이다. 중국은 남한과 언어가 다르므로 상대적으로 남한의 소프트 파워가 전파되는 속도나 정도를 조절하기 쉽지만, 남한과 북한과 같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영향력을 통제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경제적 교류, 문화적 교류가 확장되면 그만큼 북한 정권의 체제 유지는 어려워질 밖에 없게되는 이유다. 


그러나 남한 쪽에서도 북한의 소프트 파워는 경계해야 한다. 북한은 해방 이후 70 넘게 정치선전, 선동 기술을 갈고닦아 왔다. 1969 김정일이 처음 맡은 공직또한 조선로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선전선동부 부장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로 치면 언론, 출판, 문화를 관장하는 부서에서부터 실무경험을 쌓은 것이다. 사상의 중요성과 힘을 믿고 이를 통해 2000 인민을 이끌어온 북한 정권은 그만큼 선전선동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데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노하우를 축적해왔을 것임을 감안하면, 대중문화적 힘은 남한이 전세계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나, 내부적인 정치 선동이나 사상 통제에 관해서는 오히려 북한 정권의 힘이 앞설 있다.


남북 사상의 자유시장이 개방되면 북한 정권에서는 여론을 장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것이고, 지금도 그러하겠으나, 북한 아니라, 남한의 여론을 북한 정권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비관적으로만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사회주의적, 민족주의적 관점이 남한의 의제설정에 상당히 반영되고, 지나치게 우편향적이었다고도 평가할 있었던 남한의 여론 방향이 중도적으로 조율되는 긍정적 효과도 누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토지공개념이나 친일파 청산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북쪽의 사상적 영향력이 남한에 영향을 미칠수록 남한의 여론 자체가 상당히 진보적으로 기울 있다. 


비핵화 시대, 통일 시대의 한반도는 소프트 파워의 격전장이 것이다. 남북한은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치열하게 교류할 수밖에 없으며 여론을 장악하기 위해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모든 선전 선동 기술이 동원될 것이다. 이는 총성이 없는 전쟁과 다름 없다. 통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남한에서는 지금부터라도 북한의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정치경제적 시스템과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가속화되는 불평등,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적극적 해결없이, 사회적 정의 실현에 대한 적극적 노력과 수술 없이, 북한 주민들을 설득하긴 어려울 것이다. 핵이 없는 한반도의 주인은 결국 소프트 파워 대결의 승자가 차지하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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