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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predictable Route/RAPHA

자전거를 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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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간 세워놓은 자전거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두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있는 것은 물론이고 먼지로 덮였다. 핸드그립의 고무는 삭아서 살짝 스치기만 해도 검댕이 묻어났다.

수리점에 가져가는 것 자체가 왜 그렇게 힘든지. 미루고 미루다 결국 해냈다. 3만원을 들여 양 튜브를 모두 새로 갈았고 핸들 고무 손잡이도 1만원 가까이 들여 새로 갈았다.

수리점 아주머니는 간단하게 기어와 브레이크도 정비를 해주었다. 화장실로 옮겨와 물에 씻어내고 타이어를 닦아내니 15년이나 된 느낌은 아니다. 주행 성능도 나쁘지 않다. 동력을 전달하는 바퀴나 체인은 멀쩡한 편이다.

사실 새걸 살까도 고민했다. 고치는 게 너무 귀찮고 성능도 의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치고 나니 앞으로 10년도 더 탈 수 있을 것처럼 멀쩡하다. 굳이 새걸 살 필요는 전혀 없었다. 저 자전거를 거의 40만원 주고 샀다. 지금 그 정도 돈을 주고 자전거를 살 생각은 전혀 없다.

기왕에 애를 써서 고친 것인데 하체 운동에도 좋고 햇빛을 쬐기에도 좋으니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한 번씩 다녀오려 한다. 집에서 15분이면 한강까지 갈 수 있을 듯하다. 강 구경도 하고 바람도 쐬고 해도 보고 사람들도 마주치며 자전거라는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대상과 소통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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