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최대 과제는 아비 세대와 아들 세대의 충돌입니다.
이를테면 현금과 부동산을 쥔 아비세대는 청년들이 열심히 일해도 넘볼 수 없는 재산으로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가에서 흔히 벌어지는 대학 기숙사 건설 반대 운동을 보면 이 나라의 아비세대들이 청년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잘 드러나죠.
대학생들에게 값싸고 편리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대학의 본분이자 사회의 의무입니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모두가 반길 일입니다. 청년들이 살아나 나라가 살기 때문이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청년 인재 양성은 우리 모두의 공동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누구라도 협조해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을 상대로 먹고사는 일부 대학가 건물주들은 시설은 형편없지만 값비싼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자신들의 원룸이나 오피스텔, 하숙집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을 염려해 신규 기숙사 설립을 앞장서 반대합니다. 기숙사가 혐오시설이라도 되나요. 시장논리에 따르면 신축 기숙사가 들어서서 학생들이 선택권이 넓어지면 주변 주거시설은 가격을 내리든지, 시설을 개선해서 경쟁력을 갖춰야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싫다는 거죠. 가격도 못 내리겠고, 시설 개선에 돈도 쓰기 싫다는 겁니다. 이기주의도 이런 이기주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뭐가 그리 당당한지 이들은 집회를 하고 관공서와 학교를 상대로 데모를 일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돈과 부동산만 쥔 아비세대들의 갑질이 온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잘 알다시피 청년들의 임금수준은 물가인상률에 비해 결코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도 상당하죠. 소수의 있는 집 자녀들, 혹은 고임금 정규직 청년들이 아니고서는 일터 근처에 주거지를 장만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게 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 때문입니다. 실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만나지 못했고, 투기수요와 공급이 만나며 지나치게 부동산에 돈이 몰렸습니다. 웬만한 청년들은 주거비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게 되는 기형적인 경제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결과가 뭐죠. 청년들이 결혼을 못합니다. 결혼을 해도 애를 낳기가 힘듭니다. 먹고 살기 힘든데 애까지 나서 키울 생각을 하기 어려운 겁니다. 그럼 누가 생각을 바꿔야 할까요. 계속 부동산으로 청년들 등골 빼먹겠다는 아비세대의 욕망, 이제는 내려놔야 하는 것 아닐까요. 나라의 미래, 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청년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 물려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몇 년, 몇 십년이나 더 살겠다고 부동산 틀어쥐고 청년들 등골 빼먹으면서 늙어가겠습니까. 기성 세대가 철썩같이 믿고 있는 부동산 신화라는 낡고 썩어빠진 경제관념으로 이 나라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새로운 세대에게 기회를 물려줘야 아비 세대도 뿌듯하지 않을까요. 왜 한치 앞만 바라보는 이기적인 경제 관념을 고수하며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는 걸까요.
아비 세대가 내려놔야 합니다. 기회를 열어줘야 합니다. 청년 세대는 결코 아비세대들에 비해 못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와 비교해도 우수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그들은 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들에게 쓸 돈을 줘야 합니다. 살 집을 줘야 합니다. 그래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결혼연령이 낮아지고 출산률도 높아집니다. 기숙사 신축을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 중엔 40대도 찾기 어려울 겁니다. 나이든 분들이 청년들의 미래를 생각해주지 않으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는 겁니다. 늙은 생각은 나라를 늙게 만듭니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야 합니다. 그것이 나라의 미래를 위하는 길입니다. 진정한 애국입니다. 그래야 나라가 나라다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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